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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를 믿되 맹신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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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를 믿지만 맹신하지는 말아야 한다

권위를 맹신해서는 안 되며 과감히 권위에 도전해야 한다.

 

어느 날 동물의 왕 사자가 다른 많은 동물들 앞에서 다람쥐를 칭찬했다. 사자는 다람쥐가 체구는 작지만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을 제외하고는 그와 견줄 만한 동물이 없다고 말했다. 까마귀나 당나귀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믿지 않았겠지만 사자 대왕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사자의 말 때문에 숲 속의 동물들은 다람쥐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평소 다람쥐를 원수처럼 여기던 동물들까지 찾아와 그간의 묵은 감정은 씻고 친하게 지내자며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금까지 다람쥐를 무시하고 골탕 먹였던 늑대도 그에 대한 경외심이 생겼다. 심지어 아기 늑대가 늦게 까지 자지 않고 놀려고 할 때면 엄마 늑대는 겁을 주려고 다람쥐의 이름을 들먹였다.

 

"자꾸 말 안 들으면 다람쥐에게 이를 거야."

 

아기 늑대는 그 말을 들으면 너무 놀라 순한 양처럼 굴었다.

 

어느 날 저녁, 아기 늑대는 혼자 숲 속을 지나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허기진 아기 늑대는 나무숲에서 작은 동물의 움직임을 느꼈다. 그래서 엄마 늑대에게서 배운 사냥 기술을 이용해 힘껏 덮쳤다. 나무숲 속에 무방비 상태로 있던 다람쥐는 비명조차 질러보지 못한 채 아기 늑대의 한 끼 식사가 되어버렸다.

 

다음 날, 동물들이 모여 다람쥐가 실종됐다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아기 늑대는 그제야 자기가 어젯밤에 잡아먹었던 작은 동물이 다람쥐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이라고 맹목적으로 믿었다가 종종 우스운 꼴을 당한다. 아기 늑대는 벌거벗은 임금님에서 임금님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고 말한 어린아이처럼 우연하게 위엄의 가식적인 면을 벗겨냈다.

 

원래 작은 실수에 불과한 사실도 대중의 집단적인 종용과 지지 속에서는 그 자체가 가진 능력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이런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다. 오랫동안 고민해서 얻은 결론에 대해 권위자로부터 '틀렸다'라는 말을 들었다면 누구나 반신반의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권위자에게도 똑같은 대답을 들으면 완전히 자신이 내린 결론을 부정하고 포기해버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길뿐 권위자들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권위자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그들의 말을 진리처럼 여긴다. 사람들은 권위자에 대해 경회심을 갖고 있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권위자도 사람이고, 사람이면 누구나 단점이 있고 실수도 한다는 사실이다. 권위자를 맹목적으로 믿어버리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뒤죽박죽 되고, 판단의 기준도 흔들리게 될 것이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게 마련이다. 권위는 확실히 우리의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었다. 기하학에 대해 알려면 처음부터 다시 연구할 필요 없이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배우면 된다. 날씨를 알기 위해서는 구름을 관찰할 필요 없이 일기예보를 들으면 된다. 그러나 권위를 맹신하고 맹종하다보면 우리는 주체적인 사고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권위가 사라지면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것이다.

 

자라투스트라가 자신의 제자와 숭배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는 십 년을 하루같이 진심으로 나를 따랐고 나의 학설에 대해 아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데 너희는 왜 내 머리 위의 화관을 벗겨버리지 않느냐? 왜 나를 따르는 것을 모욕으로 느끼지 않느냐? 왜 나를 사기꾼이라고 욕하지 않느냐? 나의 화관을 벗겨버리고, 나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나를 사기꾼이라 생각하고, 부정할 때 너희가 진정으로 나의 학설을 이해한 것이다."

 

그의 훌륭한 몇 마디에 우리는 위대한 철학자에 대한 경외심을 느낀다. 그 자신이 권위자이면서도 제자들에게 용감히 권위를 타파하고 도전하라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권위를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되며 권위에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모든 권위를 부정하자는 말은 결코 아니다. 단지 권위 앞에서 이성적이고 주체적으로 사고하자는 것이다. "나는 스승을 사랑한다. 하지만 진리를 더 사랑한다"는 고대 그리스 명언은 이 같은 진리를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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